2011/11/15 01:54
지금 짐을 정리하고 있다. 나는 다시 짐을 싸고 모든 걸 다시 준비하고 있다.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변화는 폭풍처럼 일어나고 그러할 것만 같던 것들을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만들어 버린다. 
여기에 오면서 준비하고 각오했던 것들은 모든 게 변화되면서 그 또한 그에 맞게 변화되고 있다. 울고불며 힘들어했던 그 시간의 나는 어느새 서른을 애저녁에 넘겨 또 다른 복마전 속으로, 나만이 아닌 다른 누군가도 집어넣어 혼돈에 몰아넣을 준비가 된 모습으로 나타나 버렸다.

잘 했던 것일까, 잘 하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은 어차피 끝이 없을 것이란 것 하나는 알아버렸고, 그것에 휘둘려 고민하기에는 내가 걸어버린 것들은 너무나 많고, 내가 질러서 밟고 갈 수 있는 길이 지난 순간보다 평탄할 것임이 자명하기에 더 이상의 재론의 여지가 없음은 분명하다. 비록 그 길이 나 아닌 이들의 고통을 담보로 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나 또한 그 만한 고통은 담보로 하기에 그냥 간다.

이 곳에 오면서부터 였지만, 좀 더 정확히는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말도 안되는 폭풍같은 변화는 정말 한치 앞도 내다 보기 어려울 만큼 이리로 저리로 날뛰고 바뀌다가 이 전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나타나 버렸다.
누구나 각자의 인생은 드라마틱하기 짝이 없겠지만, 내 인생도, 내 선택도 어디에 얘기해도 제법 빠지지 않을 모양새는 갖춘 것 같다. 그 시리던 순간들의 고통이, 그 지난했던 순간들에 썩어가던 마음이 다 꿈같다. 당장 코 앞으로 예정된 미치게 몰아칠 시간들을 생각하면 웃기지만, 이상하게 지금 생각이 많아진다.

다시 또 출발선에 선다. 삶에 늘 많은 변화와 적지 않은 굴곡을 지나지만 또 한 번 출발선에 서게 되었다. 
예상보다 이르게, 하지만 어차피라면 그냥 지금이 나을지도 모르는 지점에 서게 되었다.  
다시 또 그 곳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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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olsp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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