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학교의 외국인 기숙사 시설이 열악하다는 얘기는 했었다. 전기세도 따로 내야 하고, 북향이라 춥고 하는 문제도 문제지만, 타워형 구조로 동서남북 복도식으로 마주보고 방이 있는 6층 건물에서 북쪽 한 블록을 사용하는 형태라, 중국애들이랑 똑 같은 시설에 돈만 더 내고 사용하는 형편이다.
첨에는 몰랐는데 이 학교가 현재 연교에서 유일하게 외국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학 프로그램이 있고, 처음부터 베트남쪽이랑 연계가 되서 시작한 거라 150명 언저리쯤되는 외국인 학생 중에 100명 정도가 베트남 애들이다. 얘네가 생긴게 남방계 중국인들이랑 별차이가 없다보니 눈에 띄게 동남아인처럼 생기지 않은 애들은 내가 알 수가 있나—
아무튼, 좀 지내다보니 베트남 애들 간의 커뮤니티가 잘 되어 있고, 베트남 애들 특유의 스타일 때문에 나머지 외국인들은 베트남 애들을 싫어하는 형태로 되어있더라. 물론 겉으로는 별 문제없이 굴러가고 있지만, 지내다보니 나도 좀 짜증은 나더라.
외국애들이 가장 싫어하는 문제는 방에서 밥해먹는 거. 내가 있는 기숙사는 열악하고, 당연하게도 부엌시설같은게 없다. 한데 베트남 애들은 삼시세끼를 다 방안에서 해먹는다. 남자애들은 가끔 사먹기도 하는데 여자애들은 100%, 남자애들도 아무리 사먹는 애들도 일주일에 한 3일은 방에서 해먹는다. 방안에 10kg짜리 쌀 푸대 있고 핫포트로 국 끓여먹고 하면 냄새가 안날 수가 있나. 가급적 베트남 애들끼리 방을 쓰지만, 가끔 그렇지 않은 경우는 외국애들이 패닉 상태가 된다. 특히 베트남 애들 말고는 또 희안하게 대부분 카자흐스탄, 투루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쪽 애들이라 이게 잘 버텨낼래야 버텨낼수가 없다.
특히 이게 주말되면 얘들이 같이 모여서 지네끼리 제대로(!) 해먹는데 이게 또 골때린다. 방안에서 바비큐를 해먹고 그러니 밤에 냄새와 함께 연기가 각 방으로 스며들면 미치지 아주 ㅋㅋ 밤새도록 술먹고 파티하고 그러면 죽는다— 특히 가끔 주중에 밤 11시에 소등하고 난 이후에 후레쉬 키고 뭐 해먹고 떠들면 짜증이 제대로 난다.
라트비아 여자애가 베트남 여자애한테 조심스럽게 좀 그렇지 않냐고 하니 왜 문제인지 전혀 지각이 없더라. 사고방식에 생활양식이 너무 다른 것까지는 좋은데, 기본적인 상식으로 분류될 것들이 전혀 합의점을 찾을 수가 없으니 싫어할 밖에.
그리고 여기 베트남 애들은 중국이랑 중국애들을 별로 안좋아한다고 얘기하는데 걔들의 생활패턴은 중국애들이랑 똑같다— 심지어 안 씻는 것 까지— 이 동네 중국애들은 원래 물이 부족한 땅덩어리 출신이라서고 굳이 이해하겠지만, 베트남애들은 왜--? 그 동네는 물 귀한 동네도 아닌데.
그나마 가장 평이 좋고 개념이 탑재된 편인 내 룸메이트도 주말에 나 없으면 뭐 해먹고, 좀 개념이 다른 부분이 있는데 다른 애들은 오죽하겠나. 참고로 요즘 기타를 배우는데 빠진 룸메이트는 새벽에 눈뜨면 기타치고 노래 부르고, 잠들기 전에 기타치고 노래부른다 ㅋㅋㅋ
참, 스탄 쪽 애들은 대부분 어리다. 17~22살정도까지. 물론 대부분 외관이 삭아서 첨에는 모르는데, 하는 짓들이 대개 우리 그 나이또래보다 더 유치한 구석이 있어서 있다보면 재밌다. 카자흐스탄같은 경우는 여자애들도 있는데 다른 스탄 쪽은 다 남자애들이다. 자세히는 모르는데 투크메니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이 좀 더 강력한 무슬림이란다.
얘네들은 학교 앞에 위구르족들이 하는 무슬림 음식점에 자주가고 돼지고기 안 먹고 하니깐 사실 잘 어울려지지는 않는다. 게다가 공부 열심히 하는 놈은 도서관에 박혀 있어서 못 어울리고, 노는 놈들은 머스마들끼리 뭐가 그리 재밌는지 주말에 금,토 연짱으로 대낮부터 밤새도록 술퍼먹고 노래 크게 틀어놓고 춤춘다--; 남자애들끼리— 난 어울리기 힘들다 그런 분위기—
아무튼 이래저래 주말되면 피신하고 있다. 원래는 북경으로, 지난주부터는 연교에 종진이가 아파트를 렌트했기 때문에 그리로 간다.
오래 있을 곳은 못되는데, 기숙사가 좀 웃기기도 하고 좀 재밌다.
얘기 종종 나오는 김에 얘네 씼는 얘기 다음에 하자 ㅋ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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